6편: 태양광 패널부터 원자력까지: 우주선이 에너지를 얻는 방식

 우주선이 목적지를 향해 정확한 궤도로 날아가고, 내부의 승무원들이 안전하게 숨을 쉬기 위해 단 일초도 끊겨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전력(에너지)'입니다. 지상의 자동차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스마트폰은 콘센트에 꽂아 충전하지만, 지구에서 수억 km 떨어진 우주선은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만약 전력 공급 시스템에 아주 작은 결함이라도 생겨 컴퓨터가 꺼지거나 통신이 두절되면, 그 우주선은 광활한 우주 속에서 그대로 미아가 되어버립니다. 우주선 엔지니어들은 우주선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임무가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따라 각기 다른 '마법의 발전소'를 우주선에 탑재해 왔습니다. 우주선이 에너지를 얻는 세 가지 핵심 기술을 알기 쉽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가까운 우주의 영원한 동반자, 태양광 패널

지구 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나 달 탐사선 등, 태양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활동하는 우주선들이 가장 애용하는 에너지는 역시 '태양광(Solar Power)'입니다. 태양은 우주 공간에서 상시 거대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기 때문에, 연료 고갈 걱정 없이 반영구적으로 전기를 얻을 수 있는 가장 깨끗한 방법입니다.

국제우주정거장의 사진을 보면 축구장만 한 크기의 거대한 날개들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태양광 패널입니다. 이 패널들은 고효율의 'Arsenic-Gallium(갈륨-비소) 태양전지'로 만들어져 지구상에서 쓰는 실리콘 패널보다 효율이 훨씬 높습니다. 또한 태양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패널의 각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해바라기 같은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태양광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우주선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거나 밤이 되는 구역에서는 전기를 만들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주선은 낮 동안 생산한 전기를 거대한 리튬 이온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밤에 나누어 쓰는 정밀한 전력 관리 시스템을 함께 운용합니다.

마실 물까지 함께 만들어내는 일석이조, 연료전지

과거 미국의 아폴로 우주선이나 우주왕복선 시절에는 태양광 패널 대신 '연료전지(Fuel Cell)'라는 독특한 장치를 주력으로 사용했습니다. 연료전지는 배터리처럼 전기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수소(H2)와 산소(O2)를 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발전기입니다.

이 기술은 우주선에 아주 완벽한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우주선에 실린 액체 수소와 액체 산소를 반응시키면 강력한 전기가 만들어질 뿐만 아니라, 그 화학 반응의 부산물로 순수한 '물(H2O)'이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엔지니어들은 승무원들이 마실 물을 무겁게 따로 실을 필요 없이, 연료전지에서 전기를 만들고 남은 물을 정수해 식수로 공급했습니다. 덕분에 우주선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죠. 다만 수소와 산소 연료를 모두 소모하면 더 이상 전기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임무 기간이 몇 주 이내로 비교적 짧은 유인 우주선 임무에 주로 제한되어 사용되었습니다.

태양이 닿지 않는 어둠 속의 심장, 원자력 전지(RTG)

우주선이 목성, 토성을 넘어 태양계의 끝자락이나 명왕성 같은 심우주로 가기 시작하면 태양광 패널은 무용지물이 됩니다. 태양과 너무 멀어지기 때문에 햇빛의 세기가 지구의 수백분의 일 수준으로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무거운 수소 탱크를 수십 년치 실을 수도 없습니다. 이때 우주선의 불을 밝혀주는 최종 병기가 바로 '원자력 전지(RTG, 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입니다.

원자력 전지는 원자력 발전소처럼 핵분열을 일으키는 거대한 장치가 아닙니다. '플루토늄-238' 같은 방사성 동위원소가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붕괴할 때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열'을 이용하는 소형 장치입니다. 방사선이 뿜어내는 수백 도의 열과 차가운 우주 공간(영하 270도)의 극단적인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제베크 효과(Seebeck Effect)'를 활용합니다.

이 원자력 전지는 움직이는 부품이 없어 고장 날 확률이 거의 없고, 태양빛이 전혀 없는 완벽한 어둠 속이나 영하의 극한 환경에서도 수십 년 동안 지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뿜어냅니다.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1, 2호가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구와 통신하며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이 원자력 전지 덕분입니다.

결국 우주선이 에너지를 얻는 기술은 무조건 힘이 센 발전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라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주어진 조건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최적의 효율을 찾아내는 소재와 화학, 그리고 물리학의 융합체입니다.

핵심 요약

  • 태양과 가까운 궤도에서는 반영구적인 '태양광 패널'과 에너지 저장 배터리 시스템을 결합하여 주 전력으로 사용합니다.

  • 단기 유인 임무에서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으로 전기를 만들고, 부산물로 나오는 깨끗한 물을 식수로 재활용하는 '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 태양빛이 닿지 않는 심우주 탐사선은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열과 우주 기온의 차이를 이용해 수십 년간 전력을 공급하는 '원자력 전지(RTG)'를 심장으로 삼습니다.

다음 편 예고

우주선의 내부 시스템이 완벽하게 돌아가고 있어도 외부에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로 총알보다 수십 배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우주 쓰레기들입니다. 다음 7편에서는 우주선의 얇은 외벽이 초고속 파편을 막아내는 방패의 과학, '우주 쓰레기와의 전쟁: 초고속 파편을 막는 Whpple Shield 기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질문

50년 동안 우주를 날아가며 원자력 전지의 힘으로 인류에게 우주의 비밀을 보내오는 보이저호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먼 미래에는 이보다 더 획기적인 우주 에너지가 등장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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